정보 실패는 주로 정보의 수집이 아니라, 정보의 분석 과정에서 발생한다. 핵심은 편견이다. 편견은 다른 가능성을 배제하고, 자신의 주장에 유리한 정보만 쌓아, 결국 확증 편향으로 나아간다. (…) 기술정보 역량이 아무리 발전해도, 인공지능 기술을 도입해도, 편견을 배제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 없다. 분석의 실패는 언제나 기계가 아니라 사람 때문이다.
실용이 아니라 이념을 추구하는 극우세력은 편견이라는 땅에서 태어나고 자란다. 이들은 역사를 왜곡하고,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며, 다양성을 혐오하고, 거짓말을 너무 자주 한다. 편견이라는 색안경을 쓰고 있으면, 현실의 변화를 읽기 어렵다. 당연히 문제를 일으키는 데는 선수이지만 문제를 해결할 능력은 없다. 이념과 무능의 상관관계는 분명하다.
극우는 국내적으로 민주주의를 위기에 빠뜨리고, 혐오를 부추기고, 통합의 정치가 아니라 분열의 정치를 조장한다. 민주주의는 갈등을 인정하고 제도 안에서 소통으로 해결하려고 하지만, 극우는 극단적인 적대 의식으로 의견이 다른 상대를 절멸의 대상으로 본다. 외교적으로는 이익이 아니라 이념을 추구하고, 평화가 아니라 폭력을 추구한다.
세계 곳곳에서 봉합된 갈등이 전쟁으로 이어지는 혼돈의 시대다. 한반도 정세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신중하고 유연해야 한다. 과잉 이념으로는 급변하는 현실에서 안보를 지킬 수 없다. 이스라엘의 교훈에서 우리는 무엇을 배워야 하는가? 이념은 정책이 아니고, 분노는 전략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