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피해 학생들이 있는 교회가 37개 교회이고 피해 학생은 76명입니다. 그중 두 교회는 (목사 자녀가 희생자인) 당사자니까 나머지 35개 교회가 피해 학생이 있는 교회죠.많은 세월호 가족들이 교회에서 쫓겨났습니다. 교회가 세월호에 대해 말하지 못하게 하니까요.
교회에서 쫓겨났거나 교회를 떠나온 가족들이 주일에 분향소 유가족 대기실에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니 목사님 주일 오후 5시쯤 예배를 인도해주세요' 하더라구요. 그래서 그러자고 했습니다. 그래서 2015년 1월 31일에 감리교 고난함께(사무총장 진광수 목사)와 함께 첫 예배를 드렸어요. 그 후에 안산의 교회들, 서울이나 인천의 신청하는 교회들이 돌아가면서 유가족과 예배도 드리고 이야기도 듣고 했습니다.
세월호가 터지고 유명한 목사들과 교회들이 이에 반하는 것을 보고 너무 놀랐습니다. 이런 모습은 기독교 신앙이 아닙니다. 저는 그래도 한국교회가 예수 믿는 집단인 줄 알았는데 한국 교회는 예수 믿는 집단이 아니었다는 걸 깨닫게 되었습니다
본회퍼가 히틀러를 시장 바닥에서 큰 트럭을 몰고 다니는 미치광이에 비유했었죠. '미치광이가 정신없이 차를 몰고 사람들을 치어 죽이면, 목사는 뒤따라가면서 죽은 사람들 장례를 치르는 것이 목사 일인가, 아니면 미치광이에게 뛰어들어서 운전대에서 끌어 내리는 것이 목사 일인가', 이런 질문을 던지고 그는 히틀러 암살에 가담했었잖아요.
과거에 비해 한국 교인들이 많이 줄었습니다. 생각 있는 똑똑한 사람들이 나갈 수밖에 없어요. 세월호 침몰은 한국교회의 침몰이기도 했던 겁니다. 아마 회복은 힘들지 않을까요? 이제라도 회개하고 바른 선택을 해야 하는데 변하지 않았습니다. 세월호 배지에 시비나 걸고… 그래서 한국교회의 미래를 어둡게 보고 있습니다."
부활한 예수가 다락방에 숨은 제자들을 찾아갔습니다. 제자들은 스승의 죽음 앞에 아무것도 하지 못했습니다. 그저 두려워서 뿔뿔이 흩어져 도망갔다가 한자리에 모인 거죠. 그래서 두렵기도 하고, 수치스럽기도 하고, 서로 얼굴도 못 보겠는 그야말로 말도 못 하는 상황이었을 것이죠. 그저 머리만 숙이고 있는 그런 상황 속에 예수가 찾아온 겁니다.
예수는 이들에게 '평화가 있을지어다'라고 했습니다. 여기서 평화는 에이레네(εἰρήνη)입니다. 그 에이레네라는 말 속에 공감하라는 말이 숨어있어요. 평화라고 번역되어 있지만 그 말은 마음과 마음을 맞대어 서로 공감하라는 뜻입니다. 그렇게 공감하면서 부활하기 시작했습니다.
세월호 배지를 달고 가면 교회에 못 들어가게 한다든지 이제 다 끝났으니 돌아와서 기도하라는 이야기, 3주기로 안산의 큰 교회에서 세월호 예배를 드리면서 가족들은 초청도 안 하고 자기들만의 예배를 드리는 그런 모습들이었죠. 결국 세월호 가족들이 교회에서 쫓겨나고 있을 수가 없어진 거예요. 그만하고 들어오지 왜 저러고 있냐는 눈초리들이 많았으니까요.
교회는 진실규명에 대해 아무것도 한 게 없습니다. 그러면 부활도 없는 거예요. 예수님은 부활하셔서 제자들에게 상처 난 손을 내미시며 십자가의 고통을 만져달라고 하셨는데 교회는 그거 안 하고 있죠. 상처를 보듬어주고 왜 상처가 났는지 그것에 대해 같이 공감해주고 진실규명을 위해 함께 해야 합니다. 그런데 교회는 그렇게 못한 것 같아요. 그래서 세월호 가족들이 떠날 수밖에 없는 거죠. 지금이라도 교회가 그 아픔을 만져줘야 해요. 그래야 부활이 다가옵니다. 우리가 예수의 십자가를 지기엔 버겁다, 그러나 예수의 십자가에서 눈을 떼지는 말자, 그리고 가능한 멀어지지는 말자, 과연 예수께서는 가족들을 어떻게 바라보실까를 생각하자
교회의 본질은 국가폭력에 두고 어떻게 바라볼지를 정하는 데 있어요. 말씀드렸듯 십자가는 국가폭력이었습니다. 그러나 십자가에서 우리는 국가폭력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거기서 평화와 그리스도의 사랑을 볼 수 있습니다. 그게 교회의 모습이어야 합니다.
그래서 이 세상 속에 소외되고 버림받고 고통받는 사람들, 국가폭력의 희생자들에게 다가가는 모습, 그게 교회의 모습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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