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자유한국당의 앞날

스카이7 2018. 7. 7. 17:53

박성민

 

‘팀’을 위한 책임·희생·헌신 찾아볼 수 없는 한국당

‘직’을 좇는 정치 풍토 속에서 자신의 생존 위한 계파 싸움만

2017년 대선 이어 2018년 지방선거에서도 ‘역사적 참패’

박근혜와 한국당에 대한 지지자들의 분노가 여전한데

책임지고 부끄러움과 자괴감 씻어주는 이는 아무도 없어

떠난 30%가 돌아오지 않으면 2020년 한국당은 소멸할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영남의 주류교체’를 꿈꿨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주류교체’를 꿈꾸고 있다. YS의 복권은 영남 주류교체의 의미가 있다면, JP에게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추서한 것은 대한민국 주류교체의 의미가 있다. 1990년 이전의 김영삼과, 1997년 이후의 JP를 함께 껴안음으로써 한국 현대사를 주도해 온 3김의 공과를 모두 계승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3김의 공과를 써내려 간다면 과의 길이가 훨씬 길겠지만 무게를 달아보면 공쪽으로 기울 것임을 의심치 않은 것이다.

 

유시민은 이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좀 무섭다. 보수 쪽에서는 선호하고 진보 쪽에서는 안 좋아하는 정치인이 죽었는데, 대통령으로서 모든 국민들의 의견과 감정을 껴안으려고 하는 거다. 자기 지지층에 대해서는 말은 안 하지만 양해해 달라는 거다. 이게 좀 무섭지 않나. 보수 쪽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김종필에 대한 국민훈장 추서를 거부했어야 할 말이 많았을 텐데”라고 했는데 현 정치 싸움의 핵심을 읽은 것이다. PK와 충청은 ‘보수 동맹’에서 이탈하여 민주당을 새로운 대안으로 탐색하는 중이다.

 

3김과 ‘운동권’의 공통점은 정치를 ‘업’으로 본다는 것이다. 반면 자유한국당 의원을 포함해 대부분의 보수 정치인은 정치를 ‘직’으로 본다. 대통령이 되고 싶고, 장관이 되고 싶고, 국회의원이 되고 싶은 것일 뿐, 정치를 하려는 것이 아니다. 정치를 업으로 본다는 것은 국민들에게 비전을 제시하고, 뜻을 함께하는 동지를 모으고, 정당을 조직하는 것을 즐겨야 한다는 뜻이다. 김대중, 김영삼이 거듭되는 실패에도 불구하고 포기하지 않고 결국 대통령이 된 것은 남다르게 강한 ‘권력 의지’가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이유는 정치를 즐겼기 때문이다. ‘업’으로 정치하는 세력을 ‘직’을 보고 정치하는 세력이 절대 이길 수 없다.

 

2015년 문재인은 ‘이기는 정당’이라는 슬로건을 들고 민주당 당대표에 도전했다. 같은 해에 금태섭은 <이기는 야당을 갖고 싶다>는 책을 쓴다. (패배가 익숙한 정당에서) 승리에 대한 간절함을 이보다 더 직접적이고 절박하게 표현할 수가 있을까. 

 

김대중, 노무현에게 연속으로 정권을 내준 보수 정당은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는 팀 스피릿과 ‘이기는 DNA’가 있었다. 질 것 같지 않던 ‘무적함대’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지금 자유한국당은 패배에 대한 아픔도, 승리에 대한 간절함도 없다. 2020년 총선 전망이 절망스러운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