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신냉전 아닌 각자도생…‘한국은 등터진 새우’가 아니다

스카이7 2023. 1. 13. 00:29

무역·통상 전문가 김양희 교수(대구대 경제금융학부) 


‘신냉전’이나 ‘탈세계화’는 부정확하고 과장된 진단
선별적이고 파편적인 ‘보호주의의 진영화’가 진행중

미국이 중국을 배제하기 시작하면서, 글로벌 가치사슬(GVC)에 대격변이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김 교수는 ‘신냉전’이나 ‘탈세계화’라는 진단은 과장된 것이라며, ‘패권국 주도의 보호주의 진영화’가 적절하다고 말한다. 우리나라는 그저 미국 중국이라는 고래들 싸움에 등터지는 새우가 아니라고도 했다. 위협과 기회 요인이 뒤섞인 변화 속에 나름 영향력도 가진 존재라고 했다.

탈세계화는 과장된 표현. ‘보호주의가 선별적, 파편적으로 진영화돼가고 있다’ - 신냉전이라고 하면 간명하긴 하지만 부정확해요. 우리가 어느 한 쪽에 서야 한다는 이야긴데, 그런 잘못된 진단으론 우리 운신의 폭을 스스로 좁히는 우를 범하게 됩니다.


선택을 강요받는 상황이라면 답이 없다. 하지만 현실을 오독해선 안됩니다. 미-중간에도 계속 협력해야 하는 부분이 있고, 국가간 상호의존성이 고도화돼 있기 때문에 옛 냉전시대로 돌아갈 수는 없어요. 미국이 단독으로 중국을 막아낼 수 없기 때문에, 보호주의가 진영화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도 선택을 강요받는 부분이 어느 정도 있기는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닙니다. 우리나라를 미국, 중국이라는 두 마리 고래 사이에 끼어 등터지는 새우처럼 묘사하기도 하는데, 제가 보기엔 우리 자신을 과소평가하는 것같습니다


반도체, 대용량 배터리, 핵심광물(희토류), 바이오증 희토류를 뺀 3가지 품목의 제조 협력을 할 국가로 우리나라를 거론했습니다. 비록 백신은 위탁 생산이지만, 3가지 품목을 다 생산할 수 있는 제조업 국가가 지구상에 한국밖에 없습니다. 그것은 엄청난 레버리지(외교적 지렛대)입니다

안미경중? 아닙니다. 지난 정부가 중국에 과하게 경도했다는 인상을 지닐 수밖에 없었던 것은 우리 안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북한 문제에서 중국이 충분히 레버리지를 갖고 있다고 생각해서 그랬던 것이지요. 중국과 교역이 많았다고 우리가 미국이나 유럽과 거래를 안했나요? 그렇게 사안을 단순화시키고 이분법적으로 보면 우리가 설 땅이 없어집니다. 그러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중국시장은 보호주의가 진영화돼서 우리가 못 들어가는 게 아니라, 우리가 이미 경쟁력을 잃고 있습니다. 우리가 중국시장에서 잃는 것을 미-중 전략경쟁의 결과로만 보면 그것은 사태를 오독하는 것입니다.

전기차보조금- 보조금을 보고 따라가다, 우리 제조업이 공동화될 수 있다는 점을 걱정해야 합니다. 그런 효과를 막겠다고 유럽연합(EU)이 하려는 것처럼 각국이 치열한 보조금 경쟁을 벌여도 결과는 공멸이겠지요. 우리로서는 진영 안에서는 자유무역이 이뤄지게 해야 합니다. 

미국이 신뢰가치사슬을 만드는 게 쉽지 않을 것이고 그것 또한 일부일 뿐이다. - 현재를 신냉전이라고 할 수 없는 것은 자국 실리에 기반한 광범한 회색지대가 있기 때문입니다. 인도, 인도네시아가 확실히 누구편이라 할 수 있나요? 자국 이기주의, 각자도생이 핵심이고 그걸 실현하기 위해 보호주의 진영화도 이용될 뿐입니다. 코로나 대유행 퍼진 뒤 중국의 민낯을 봤고, 트럼프 대통령 이후 어디에도 멋진 선진국이라도 할 만한 나라가 없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안 브레머(유라시아그룹 회장)가 말한 지제로(G0)의 시대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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